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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꿀이를 만났던날

꿀이는 죽어가고있었다..

우렁차게 울고 있었기에.. 

우리는 이 아이가 죽어가고 있을 거라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때까지만해도 이아이가 공포에 질려있는지

배가고픈건지 어디가 아픈건지

엄마를 따라가다가 길을 잃은건지

알수가 없었다..

이 글을 올리는 지금에서야 꼬리털이 부풀어 있는 것을 보고

이때 정말 많이 무서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때는 말그대로 랜선집사보다도 못한 고알못이었기 때문에

눈치를 챌 수 조차 없었다.

저 꼬리가 표현하는 그때 그 감정을.. 나는 알수가 없었다.

 

겉보기엔 상처하나 없어보이는 사진이지만

너무나도 더운 날이었기에 엄마없이 죽어가는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집에 데려와서 조금씩 친해지려고 하는데 

다가갈때마다 나오는 하악질

처음엔 그저 낯설어서라고 생각했다.

시간을 주다가 우연히 발견된 등쪽의 작은 상처.

우리는 다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치료받고 기운차린 꿀이

 

등쪽에 살짝 상처가 있어서 병원에 데려 갔던건데

알고보니 이아이.. 유난히 더웠던 날씨에 아스팔트 복사열로 전신 화상을 입었던 것이었다.

의사선생님이 상처를 보려고 목덜미를 잡아올리자

후두둑 떨어져나가는 살가죽...

얼마나 아팠을까.. 지금 생각해도 상상할 수 없을 아픔이었을것이다.

 

병원에도착한 이후로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던 아이..

가망이 없다며 길고양이니까 포기하라던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살려만 달라고 애원했던 그 순간..

정말 신이 있다면 이아이를 살려달라고..

살려만 주면 어떻게든 책임지겠다고 기도했었다.

 

매일 매일 방문했지만 차도가 없었던 아이...

사흘째가 되던 날

간절햇던 기도가 꿀이에게 전해진걸까?

아니면 정말 어딘가에 신이 있기라도 했던걸까?

지금은 기억이 안나는 감염수치가 내려가고

점점 기력을 찾고 어느순간 나를 보며 우렁차게 울어대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누워만 있던 아이가 천천히 한걸음씩 걸음마를 하기시작했다.

 

꿀이를 발견했을 당시 우리집엔 강아지가 세마리가 있었다.

그래서 꿀이를 거둘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살아만 준다면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입양을 보내기보단 

집에있는 아이들을 믿어보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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