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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부터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함께 고민해주고

성인이되어서까지 거의 서비스직에서만 종사했다.

어느순간 상담이라는건 자연스럽게 내인생에 스며 들었고

나의 조언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나역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주는 조언이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진 못할것이라는건 알고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 파란만장했던 36년이었다.

 

상담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건

무심코 비슷한 입장의 누군가를 상담해주고 몇년뒤 고맙다는 말을 들은 이후부터

가슴 깊은곳 어디에선가 끓어올라오는 벅참과 두려움이 공존하던 그 순간이었다.

 

한 아이가 있었다.

그저 게임을 같이 했던 아이..

아버지로부터 상처가 컸던아이..

그 당시 그 아이는 20여년간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가

다시 찾아온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행사한 폭력으로 굉장히 힘들어 하던 상황이었다.

아버지를 살해하고싶다는 충동을 느낄정도로..

 

하지만 이미 알고있었다..

그 아이가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을 거라는 걸..

나 역시 그런 비슷한 환경에 있었으니까..

 

"나도 너랑 같은 상황이었어...

나도 너랑 같은 생각을 했었고...

하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어...

나를 망치려는 사람으로 인해 내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았거든..

 

최종적으로 니가 어떤생각을 하든 내가 말릴 생각은 없어...

나도 너랑 똑같은 분노에 이를 갈았던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너의 섣부른 행동하나가 남은 너의 인생을 망쳐버리는 상황이 될지도 몰라..

 

나도 많이 산건 아니지만

살아보니까 세상은 살만한 곳이더라..

다만 내가 어둠속에 갇혀서 밝은곳을 못봤던 거더라구...

니가 무슨선택을 하든 난 니편이야 너를 위한 선택을 해.."

 

몇달 후...

 

그 아이의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간암 말기란다..

몇달 전까지 아버지를 그렇게 죽이고싶도록 미워했던 그아이가

이번엔 아버지를 살리고 싶다고 한다.

 

그때 나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정말 인생을 망쳐버렸을거란다.

진심을 다해 조언해줘서 고맙다고...

 

 

그 후 몇 달이 지나고

그 아이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에게 너무 고맙다고하던 그 아이...

나는 아무것도 한게 없었다... 그냥 경험을 말했던 것이다.

그런데 고맙단다...

그순간 깨달았다.

내가 그때 만약... 아버지를 살해해버리라고 했다면...

이 아이는 정말 살해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순간 소름이돋았다...

 

조언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고...

잘못된 조언이 한사람의 인생을 망칠수도 있었다고....

조언을 할꺼면 제대로 알고하자고....

 

그 일이 나의 인생마저 바꾸어 놓았다.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내 말한마디에 누군가를 움직일 힘이 있다면

제대로 알고 사용하자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건 굉장히 잘한다고 자부했다.

그런 나를 믿고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자칫 내가 그사람들을 망칠수도 있었다.

 

내가 했던 말을 의심없이 따라와주고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이 모든건 네 잘못이 아니라고..

네 덕분에 내 인생 또한 바뀌었다고 정말 고맙다고..

그렇게 두사람의 인생은 본의 아니게 변하게 되었다.

 

 

세치 혀가.. 사람을 죽일수도 있는것이라는걸... 깨닫지 못했다면...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을까....

다시 생각해도 너무나 끔찍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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